저는 우유나 두유 등을 먹고 남은 팩을 어떻게 버릴지 고민한 적이 많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재활용으로 처리한 적도 있고 일반쓰레기로 버린 적도 있습니다. 우유팩은 어떻게 재활용하면 될까요? 이러한 궁금증을 가지고 오늘의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
1. 우유팩의 종류
이러한 팩의 우유팩의 종류에는 멸균팩과 일반 종이팩(살균팩)이 있습니다. 이 2개는 무엇으로 만드는지에 따라 나뉘는데요. 우리가 흔히 쓰는 일반 종이팩은 펄프와 합성수지로 만들며, 멸균팩은 펄프와 합성수지에 더해 내부의 공기 차단을 위해 알루미늄 막이 하나 더 있습니다.
멸균팩의 경우에는 우유나 주스 등 안에 들어 있는 내용물의 상온 보관이 쉬워 사용량이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국순환자원유통센터에 따르면 *2014년 16,744t이던 멸균팩의 출고량은 2022년 32,128t으로 8년간 2배가 증가하였습니다. 멸균팩의 편리함을 생각한다면 증가 추세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 "[날 버리지] 멸균팩, '재활용 안 어려움'이 되려면" LIFEIN. 2023년 10월 4일 수정, 2024년 5월 25일 접속,
https://www.lifein.news/news/articleView.html?idxno=16174

2. 멸균팩은 재활용이 어렵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멸균팩은 습기나 안정성, 강도 등이 일반 종이팩보다 우수하여 식음료나 생수, 화장품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멸균팩은 알루미늄 막을 포함하여 코팅이 여러 겹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재활용이 어렵습니다. 이것이 오늘 말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점이죠. 위의 오른쪽 그림에도 나와 있듯이 멸균팩은 '외부 PE-원지-중간 PE(접합층)-알루미늄 종이-내부 PE'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알루미늄 종이가 들어가 있어 접합층이 한 층 더 생긴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여러 겹일수록 재활용이 더 어려울 것은 자명한 일이죠.
실제로 종이팩의 재활용률이 낮아진 것은 수치상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환경통계연감에 따르면, 2013년 35%였던 종이팩 재활용률이 2022년 13.7%까지 하락한 것이죠. *2021년 기준으로 종이류 재활용률이 44.6%, 폐합성수지(플라스틱류)가 57.0%의 재활용률을 보인 것과는 대조되는 부분입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을 다양한 각도로 분석할 수 있겠지만 종이팩 중 멸균팩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증가한 것도 꽤나 많은 영향을 차지할 것입니다. 위에서 보았듯이 2014년에 비해 2022년에 멸균팩이 출고된 양이 2배 가까이 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죠.
* "종이팩 재활용률 절 넘게 ''... 범인은 멸균팩이었다" 한국일보, 2024년 1월 17일 수정, 2025년 5월 26일 접속,
종이팩 재활용률 절반 넘게 ‘뚝’... 범인은 ‘멸균팩’이었다 (naver.com)
3. 우유팩은 종이류가 아니다.
멸균팩과 같은 종이팩은 기본적으로 분리수거 후 처리공정이 다르기 때문에 종이류와 구분되어 분리배출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제가 생활 속에서 느낀 바로는 종이팩을 따로 수거하는 수거함은 잘 없는 것 같습니다. 2021년 환경운동연합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01명 중 50.5%는 종이팩과 종이류를 분리배출해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고 집 근처에 종이팩 수거함이 없다는 응답도 62.5%였습니다. 종이팩 분리배출에 대한 적절한 홍보와 실질적으로 종이팩을 분리배출할 수 있는 수거 체계 둘 다 필요한 현실이죠.
4. 멸균팩 '재활용 어려움' 표시가 맞을까?
멸균팩 재활용에 관하여 또 하나 생각해 볼 점은 "재활용 어려움 표시"입니다. 환경부는 '포장재 재질 구조평가 제도'를 시행하여 제품의 재활용 등급을 나누고 있습니다. 등급평가에 따라 '재활용 최우수', '재활용 우수', '재활용 보통', '재활용 어려움'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재활용 어려움' 표시가 있다고 하더라도 재질별로 분리배출을 해야 한다는 것이죠! 어떤 사람들은 '재활용 어려움 ' 표시가 있으면 종량제 봉투에 버려도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물론 환경부가 이 제도를 실시한 이유는 소비자에게 제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기업이 친환경적으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등급 표시에 대한 충분한 홍보가 이루어지지 않는 이상 혼선을 빚어질 수는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당장 멸균팩만 하더라도 2024년부터는 '재활용 어려움 표시'가 적용됩니다. 멸균팩이 여러 겹으로 이루어져 있어 재활용이 어려운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멸균팩도 체계적인 수거 과정을 거쳐 적절한 공정을 거치면 재활용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제도가 멸균팩 재활용률을 낮추는 데 기여하는 것은 아닐지 우려가 됩니다.
5. 글을 마무리하며
우유팩 중에 멸균팩에 대한 이야기를 오늘 해 보았습니다. 멸균팩과 같은 우유팩은 수거함을 늘리고 분리배출 방법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한발 더 나아가 우유팩을 수거하고 어떻게 쓸지도 생각해야 합니다. 재활용률이 높아져야 그전 과정인 수거 과정에 대해서도 수요가 생기고 자원순환 체계가 제대로 구축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환경부와 멸균팩 재활용업계는 5월 23일, "멸균팩 자원순환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멸균팩을 박스 포장 원재료인 '백판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며, 한국포장재재활공제조합은 많은 업체가 재활용 제품을 사용하도록 다양한 판로 확보에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합니다.
일단 저는 오늘 확실히 알았습니다. "멸균팩과 같은 우유팩을 종이류와 확실히 구분해서 분리배출해야 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생활 속의 환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순환자원 시멘트, 우리나라도 늘려야 하지 않을까요? (0) | 2024.05.31 |
---|---|
생활화학제품 기획전은 어디서? (1) | 2024.05.21 |
폐가전은 어떻게 버리지? (0) | 2024.05.18 |